2017. 2. 13. 01:34 음반 콜렉션
Mission Complete「AC/DC 미니 LP CD SICP 1 시리즈」
2008년, 신작 [Black Ice] 발매와 때맞춰 일본에선 세계시장 데뷔작 [High Voltage]부터 2000년 작 [Stiff Upper Lip]까지 전작을 LP 미니어처 CD로 발매했다.
신보에 대한 기대감과 과거의 앨범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될 쯤해서 그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는 일본다운 상술이 발휘된 것이다. (좀 얄미워 보이지만 이 또한 배울 점이다.)
그 전에도 이런저런 재발매가 있긴 했지만, 이 재발매는 좀 특별했다.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정규 앨범들 뿐만 아니라 라이브 앨범을 포함해 총 18 타이틀이 한꺼번에 재발매된 것이다.
그것도 페이퍼슬리브 커버 중에서도 가장 구매욕을 자극시키는 LP 미니어처 CD로 말이다.
흔히, 줄여서 미니 LP CD라고 불리는 이 미니어처는 단지 커버만 종이로 만든 기존의 페이퍼슬리브 CD와는 차이가 있다.
말 그대로 표지 뿐만 아니라 이너슬리브, 인서트, 라벨 등, LP의 그것을 그대로 재현해 축소한 게 바로 미니 LP CD다.
여기서 잠깐 대표적인 LP 미니어처 CD 몇개만 살펴보자면
정말 아기자기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꺼내서 만지작거리며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다.
특히 LP와 같이 세트로 갖고 있으면 기쁨은 배가 되기도 한다.
아무튼, 이 시기에 AC/DC 팬들의 지갑은 모조리 털렸을 법하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전작 구입이 조금 망설여졌다.
가격도 만만치 않았고 후반기작들은 내게 그다지 친숙하지 않아서 굳이 사야할까 싶었다.
그 당시,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내게 있어 AC/DC는 세계시장 데뷔작 [High Voltage]부터 대포가 그려진 [For Those About To Rock]까지가 전부였다.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계속해서 무대와 스튜디오를 누비며 락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AC/DC이지만, 이들을 처음 접했던 중학교 시절부터 프로그레시브 락을 심취하면서 잠시 관심을 꺼두기 전까지가 내가 순수한 애정을 쏟았던 시기였기에…
그래서, 딱 거기까지만 구입했다.
그런데, 이 CD들을 CD꽂이에 넣기 전까지 미처 깨닳지 못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18장의 CD를 모두 모아야 각 OBI에 새겨진 문양이 합쳐져 하나의 완벽한 로고가 나온다는 사실을.
아, 짜증 쓰나미가…
그러다가, 뭐…로고가 반쪽이면 어때? 사는 데는 아무 지장없잖아?
이렇게 쿨하게 생각하고 지금까지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내 수중에 연말 보너스가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들어왔던 바로 그날 결국 일을 저질렀다.
가장 구하기 힘들었던 건 스페셜 에디션으로 나왔던 2장짜리 라이브 앨범이었다. (카탈로그 넘버 SICP 1014/5로 그 다음 넘버인 1016번은 이 더블 라이브 앨범의 싱글 에디션 버전이다.)
시장에서 잘 안보일 뿐만 아니라 보이더라도 상태 좋은 건 가격대가 만만치 않고 가격대가 괜찮은 건 상태가 별로고…
거의 한달 가까이 숨바꼭질하다가 결국 손에 넣음으로써 이번 미션 컴플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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