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음반을 주문할 때마다 늘 고민하게 되는 게 배송료 문제다.
찾던 음반을 싸게 구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송료가 음반 보다 비싸다면?

한번쯤 고민해 볼만한 문제다.

10만원 이상 넘어가는 고가의 음반이라면 송료 2만원은 별 거 아니게 느껴지지만 1만 5천원짜리 음반이라면 그 송료는 음반 대비 심리적 저지선을 훌쩍 넘어버린 가격이 된다.

이럴 때 가장 명쾌한 해결책은 묶음배송이다.

보통 Combined Shipping 이라 하는데 기본배송료에 약간의 비용을 추가해 여러장의 음반을 한번에 보내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음반 한장의 배송비는 20달러고 이후 추가로 구입할 경우 장당 1달러를 받는다면 모두 5장을 구매할 경우, 배송료는 24달러다.

장당 5달러 정도 비용이 드는 셈이니 구매자는 원하는 음반을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만족할 수 있다.

판매자의 입장에서도 배송료에 대한 구매자의 고민거리도 해결해주고 잘 안팔리는 악성재고들도 처분할 수도 있어 나쁠 게 없다.
서로 윈윈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건 아니다.

판매자의 물건 중에 정말 살 게 없을 때도 있기 마련이니…
이럴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원치 않는 걸 어쩔 수 없이 살 때도 있다.

십중팔구는 도착한 음반을 보고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어 후회한다.

그와는 반대의 경우도 있다.

추가 구매를 위해 무심코 살피다 뜻밖의 횡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최초 구입한 음반 보다 추가 구매를 통해 더 큰 물건(!)을 구했을 때!

기쁨 두배, 만족 두배다.

판매자들의 성향에 따라 상품에 대해 시시콜콜 자세한 설명을 달기도 하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덜렁 사진 한장 올려놓거나 숫제 사진 조차도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럴 경우는 상품명만 보고 구매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받아봐야 내용 확인이 가능하다.

쪽박일지 대박일지는 전적으로 하늘의 뜻이다.



이 두장의 CD는 일본 셀러로부터 구입한 거다.
구입 이유는 오로지 배송료 부담을 덜기 위해서였다.

"Judas Priest [Hell Bent For Leather] 중고 골드 CD"
"T-Rex [The Slider] 중고 골드 CD"

이 음반들에 대한 정보는 위의 글이 전부다.

사진도 없고.

사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사실 락음악 애호가로 이 두장의 명반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야말로 안꼬 없는 찐빵, 빳떼리 없는 휴대폰, 도시락 없는 방위병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 두장 말고는 온통 엔카 가수들 음반이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음반 상태조차도 언급이 없어 선뜻 내키지는 않았으나 골드 CD고 가격도 1만원이 안되는 착한 가격이라 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질렀다.

그 결과는?



- 2010년 발매
- Audio Fidelity 제작
- 넘버링된 한정판 24K 골드 CD
- 상태 : 음반 민트급, 인서트 민트급, 커버 VG+급





- 1989년 발매
- Techiku 제작
- 일본에서만 발매된 한정판 박스 커버 24K 골드 CD
- 상태 : 음반 민트급, 인서트 민트급, 박스커버 VG급

겉 커버만 닳았을 뿐 CD나 인서트 등은 민트급이다.
사다놓고 한번도 안 들었다는 얘기다.

이 음반들이 도대체 얼마 정도에 거래되는지 궁금해 얼른 이베이를 검색해봤다.

주다스 프리스트 골드 CD는 대략 5~60달러선, 티렉스는 내 것과 비슷한 상태의 것이 159달러, 미개봉은 무려 275달러!

대박!!!

물론 이 가격은 셀러들이 받길 원하는 가격이라 실제 거래가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이 음반의 가치는 가늠할 수 있었다.

뜻밖에 횡재한 기분이다.
항상 이런 행운이 내게 오진 않는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일도 생긴다.
이런 맛에 비딩질 하는 거 아닌가?


Posted by me2ll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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